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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콜드플레이

몰락한 권력자의 회상 — Coldplay, Viva La V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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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혀둔 곡

오래전부터 소개하고 싶었지만 가사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워낙 깊고 이해가 안 가던 지점도 있었기에 묵혀두다가 드디어 꺼내보는 곡입니다. 2008년 발매된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Viva La Vida — 빌보드 핫 100 1위, 2009년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노래 수상작입니다.

제목의 유래 — 프리다 칼로

Viva La Vida는 스페인어로 "인생 만세", "인생이여 영원하라"는 뜻입니다. 멕시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유작,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8일 전 그린 작품 Viva La Vida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 찬 삶에도 마지막까지 "만세"를 외치며 힘을 내보고자 했던 그녀의 에너지에 감동을 느끼고 인용하게 된 것이죠.

커버 아트 —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너무나도 잘 알려진 커버 아트 역시 미술 작품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 1830년 7월 혁명을 그린 이 그림이 앨범 커버가 된 이유는 가사를 살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가사 해석

이 노래는 단순히 직역만 하면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전반적인 흐름은 새로운 바람으로 권력을 잃은 군주의 찬란한 과거 회상과 쓸쓸한 현재에 대한 노래입니다.

"나의 성은 소금과 모래 기둥으로 쌓아 올렸다" — 소금 기둥은 성서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멸망한 두 도시의 소금 기둥이 화자의 옛 성으로 등장하는 것은 집권했던 과거가 덧없이 사라졌음을 은유합니다.

후렴구의 예루살렘 벨 소리와 로마 기병대의 노랫소리는 처음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성한 소리로 해석했으나, 오히려 찬란했던 화자의 과거 시절, 화려하던 제국을 표현하는 소리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Saint Peter won't call my name" — 천국의 문지기 베드로 성인이 열쇠를 열어주지 않을 것, 즉 천국에는 가지 못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2025년 콜드플레이 내한

2017년 4월 이후 8년 만에 내한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 내한 때도 대통령이 없던 기간이었고, 이번 내한에도 묘하게 타이밍이 얄궂습니다. 오늘의 소개곡 역시 몰락한 권력자가 지난날을 회상하는 서사라서, 떠나가는 권력자를 위한 헌정곡인가 하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으니 — 이 음모론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안온한 시절에 다시 한번 내한해 주길 바랍니다.